부탄 ‘도카라’ 지역은 인도의 ‘숨통’…브릭스 정상회담 앞두고 사실상 인도에 ‘양보’

아주차이나 김봉철 기자() | Posted : September 9, 2017, 06:00 | Updated : September 9, 2017, 06:00

[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산맥을 경계로 약 3500㎞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다. 한반도 전체 남북 길이의 3배가 넘는 셈이다.

지난 6월 16일 중국이 지배한 부탄 지역에 중국군대가 도로를 건설하기 시작하면서 분쟁은 확대됐다.

중국은 이곳에 300명이 넘는 병력을 보냈고 대규모 군사훈련을 했으며, 인도군이 자국 영토를 침범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히말라야 정상 인근 해발 4800m 고원지대인 도카라(중국명 둥랑, 부탄명 도클람)는 서쪽으로 인도 시킴주, 동쪽으로 부탄, 북쪽으로는 중국과 닿아 있다. 중국은 이 지역을 1890년 이후 실효 지배해온 중국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부탄은 아직 국경이 확정되지 않은 분쟁지역이라고 여긴다. 정확히 말하자면, 영토 분쟁의 직접적인 당사국은 중국과 부탄이다.

중국과 인도가 두 달여 간 이어온 히말라야 도카라 군사 대치를 끝냈지만 양국 간 신경전은 계속되고 있다.

양국은 군사 대치의 도화선이 된 중국군의 도카라 지역 도로 건설 중단 여부, 중국군 철수 진행 상황, 인도군의 향후 순찰 여부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인도 측은 중국이 도로 공사를 중단하면서 이번 협상이 타결됐다고 분석했다. 인디아 타임스는 “중국군이 다시는 도로 공사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대치 지점에서 양측이 모두 물러서기로 했다”면서 “인도가 중국에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반면 중국 측은 인도군의 철수를 강조하면서 중국의 승리라고 보고 있다. 우첸(吴谦)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군이 국가 주권과 안보를 지킬 수 있는 자신감과 능력을 키웠다”며 “중국은 인도에 역사적 국경 협정과 국제법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교훈을 줬다”고 말했다.

김찬완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때문에 성급히 봉합된 면이 있기는 하지만, 영토 분쟁에 있어서 중국의 주장이 먹혀들지 않은 첫 케이스”라며 “사실상 인도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분수령은 다음 달 중국의 19차 당대회가 될 것”이라며 “인도에 물러섰다는 비판에 직면할 경우, 다시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중국과 인도 양국이 직접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지역은 크게 세 곳이다.

첫 번째 지역은 인도 북쪽의 카슈미르와 중국 신장, 티베트 사이에 있는 악사이 친이다. 국경의 총 길이는 600㎞, 면적은 약 3만8000㎢에 달한다.

네팔과 부탄 사이에 있는 시킴에서도 마찰을 빚고 있다. 길이는 400㎞에 면적은 2000㎢ 정도다. 마지막으로 인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로 총 길이는 650㎞, 면적은 8만4000㎢에 이른다. 분쟁 지역을 모두 합하면 12만4000㎢로 한국 면적(9만9720㎢)보다 넓다.

양국의 영토 분쟁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청나라는 영국과의 아편전쟁에서 패해 홍콩을 할양했다. 20세기 초 청나라가 망하고 이 틈을 타 영국이 일방적으로 인도 식민정부 외무장관의 이름을 딴 ‘맥마흔 라인’을 선포하면서 인도와 중국의 국경선을 확정했다.

1914년 히말라야 산맥 분수령을 따라 설정된 맥마흔 라인은 이후 인도와 티베트의 국경선 역할을 했다. 악사이 친과 프라데시가 이 범위에 들어갔다.

그러나 1949년 10월 수립된 중국 공산당 신정부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950년 티베트를 점령하면서 악사이 친도 가져갔다. 이에 인도는 반발했고,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59년 중국 통치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티베트에서 일어났다.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 14세는 인도로 피신해 망명정부를 세웠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은 인도에 국경선을 다시 정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재까지 중국이 악사이 친을 실효 지배하고 있다.

네팔과 부탄 사이에 있는 시킴 주(州)는 1975년까지는 인도 보호국이기는 했지만 엄연한 독립 왕국이었다. 그래서 인도의 22번째 주가 된 지금도 이 지역에 가려면 별도로 출입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은 2003년까지 인도에서 시킴을 병합한 걸 인정하지 않았다.

인도가 자신들의 땅도 아닌 도클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중국이 도로를 건설하게 되면, 소위 ‘닭의 목(Chicken’s Neck)‘이라고 부르는 ’실리구리 회랑‘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좁은 곳이 폭 17㎞밖에 되지 않는 이 회랑은 인도 본토와 북동부에 자리 잡은 7개 주(州)를 연결하는 구실을 한다. 만약 중국이 이곳을 차지하게 되면 인도 땅은 두 동강 나게 된다.

◆ ‘고래 싸움의 새우’ 부탄은?

중국과 470㎞에 이르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부탄은 인구 60만명의 작은 국가다. 1998년 ‘평화와 안정을 위한 국경조약’을 맺었지만 일부 국경(약 269㎞)은 경계가 모호하다.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아직 중국과 수교를 맺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부탄을 여행한 뒤, 찬사를 보내 국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탄은 그동안 안보 분야에서 인도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 1949년 8월 우호협력조약을 맺은 뒤 사실상 인도의 보호를 받고 있다. 400명가량의 인도군이 부탄에 주둔해 있다. 인도는 1만명이 채 안 되는 부탄왕립군 훈련을 책임지며 임금까지 지급한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6월 취임한 뒤 첫 해외 순방지로 부탄을 택했을 정도다.

부탄은 경제 분야에서도 인도에 대한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인도는 부탄의 최대 무역 상대국이며, 지난해 부탄 전체 수입 중 63.9%를 인도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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