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윤심 미라콤아이앤씨 대표 "내겐 기술로 사업 창출하는 DNA 흘러"

임민철 기자() | Posted : Febuary 28, 2022, 00:20 | Updated : Febuary 28, 2022, 11:19

윤심 미라콤아이앤씨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IT서비스 1위 삼성SDS의 자회사인 미라콤아이앤씨가 올해 중소 제조사를 대상으로 한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팩토리 서비스 사업에 집중한다. 1등 반도체 제조사의 IT시스템을 다룬 경험을 살려 산업 전반의 제조 지능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삼성SDS의 연구개발(R&D)과 핵심 사업부를 이끌다 작년부터 미라콤아이앤씨를 경영하고 있는 윤심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컴퓨터공학, 옛날로 말하면 전산학을 전공하고, 컴퓨터를 활용해 기업을 발전시키는 일을 30년째 하고 있는 윤심이라고 한다."

Q. 미라콤아이앤씨는 어떤 회사인가.

"제조 IT시스템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와 전사적자원관리(ERP), 이걸 활용해 제조를 자동화·진화하게 하는 사업, 그리고 전반적인 IT서비스 사업을 수행한다. 모회사인 삼성SDS와 같이 하는 일이 많다. 대외 고객도 많지만 삼성그룹 관계사들의 IT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일도 같이 한다. 관계사들이 다 글로벌 기업, 세계 1등 기업들인데 그런 시스템을 맡는 경험을 하기는 쉽지 않고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이 업종과 프로세스를 이해하면서 IT시스템을 개발·운영한 경험은 강점이 되기 때문이다."

Q. 스마트팩토리는 왜 중요한가.

"공장을 컴퓨터로 자동화하되 스마트하게 자동화하는 것이 스마트팩토리 사업이다. 과거 어떤 제조 설비에서 데이터가 나와도 그걸 어떻게 활용할지 몰라 그냥 버렸지만, 이제 그걸 활용해 (상품의) 품질을 좋게 만들고 제조 의사결정을 돕는다. 이 과정의 근간이 되는 게 제조 자동화와 지능화 영역이다. 실제로는 더 복잡하지만 좀 단순화하면, 일반 소비자에겐 스마트폰이나 가전을 비롯한 어떤 제조품을 원할 때, 원하는 가격에, 좋은 품질로 받을 수 있게 하려면 모든 것이 스마트팩토리로 자동화·지능화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이 조금만 어긋나도 완제품 생산이 늦거나 해서 소비자가 상품을 받지 못할 수 있다."

Q. 경영 불확실성의 시대라고들 한다.

"거의 매일 체감하는 일이다. 수십 년 전에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 왔지만 이제 그 변화의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과거 체감되는 차이가 10년, 5년 정도 걸려 나타났다면 이제 1년, 3개월, 심지어 한 달 사이에 새로운 것이 나오고 큰 변화를 일으킨다. 기술뿐만 아니라 경제, 정치, 문화적 상황과 환경이 급속도로 달라진다. 우리가 이 변화에 올라타 성장하고 성공을 거두려면 그 속도보다 앞서거나 적어도 그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려면 경영 방식이 수직적인 구조에서 수평적으로 바뀌고 개발 방법론도 '한 땀 한 땀' 하던 것을 더 빠르게 개발하고 배포해야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내가 해 온 방식이 있는데 그걸 깨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궤도를 벗어나는 것이 정말 어렵다. 그 힘든 걸 해내야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들을 여기에 동참케 해 발전하게 해야 한다. 그래서 올해 성장과 변화를 제 경영기조로 삼았다. 생각과 일하는 방식을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Q. 회사의 강점과 앞으로의 성장 전략이 궁금하다.

"우선 우리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안정적으로 잘 쓰고 있다고 검증된 고객 사례가 100여개사에 달한다. 이 솔루션이 가진 기능적 특성과 업종별 노하우는 우리가 계속 유지해야 할 강점이다. 우리가 이걸 열심히 구축해 사업을 해 왔는데, 우리가 이걸 클라우드에서 서비스할 수 있고 시장에 그걸 원하는 고객층이 있다. 그에 대한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이제 시작하는 사업이라 규모 있는 수치를 내세울 수 없지만, 기존 대비 새로운 방식, 클라우드서비스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앞으로 제대로 된 클라우드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Q. 올해 경영 방침은.

"앞서 언급한 클라우드서비스, 기존 솔루션을 갖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현장에 가서 일할 사람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라 구축한 IT시스템을 원격으로 운영해 보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작년에 이런 시도를 하기 위한 씨앗을 좀 뿌렸다면, 올해는 그 싹을 틔우고 뿌리를 내리게 하고 싶다. 그러려면 그간 해 왔던 생각과 방법을 다 바꿔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의 성장이 불가능하다. 올해 성장을 더 많이 하자, 그걸 위해 여러 혁신과 변화를 시도하자는 생각이다. 솔루션을 혁신하는 것이 하나고, 사업모델을 혁신하는 것이 또 하나다. 이 두 축으로 열심히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6대학 전산학 박사에서 기업 대표로
윤 대표는 중앙대학교 전산학과(학사)를 졸업하고 국내 기업에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취직해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이후 다시 공부를 하러 유럽으로 유학을 떠났다. 프랑스 국립대학교인 파리6대학에서 전산학(컴퓨터사이언스) 석사·박사 학위를 받고, 당시 글로벌 인재 채용을 추진했던 삼성그룹 공채에 합격했다. 1996년 삼성SDS에 들어가 삼성그룹 인터넷 전략 수립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이후 25년간 R&D와 사업 관련 직무를 두루 경험하고, 이후 삼성SDS 최초의 여성 임원, 여성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SDS 임원으로 지내면서 연구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클라우드사업부장을 역임하고 작년에 미라콤아이앤씨의 수장이 됐다.

Q. 유럽(파리6대학) 유학을 떠난 계기는.

"일찍 결혼을 하고 취직을 해 소프트웨어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기 전, 사귈 때부터 막연히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함께 외국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보통 미국을 많이 생각하지만 남편의 지도교수님이 프랑스에서 포닥(박사후연구원) 생활을 했는데 프랑스도 컴퓨터사이언스를 잘하는 나라이고 철학·수학에도 강점이 있다고 추천을 해주셔서, 그때 관심이 확 커졌다. 회사를 다니면서 새벽에 학원을 다니면서 (유학을) 준비하고 가서 정말 힘들게 공부했다.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지식과 문화뿐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 생각하는 방식, 세상에 대한 시각까지 많이 배웠다. 프랑스 사람들의 삶에 대한 태도와 사는 방식에 대해 문화적인 충격도 많았지만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였다. 지금도 어떤 상황에 대해서든 열린 생각을 할 수 있는 것도 유학 당시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Q. 계속 파고든 이유가 뭔가.

"재미있다.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없이. 처음 직장생활 할 때도 그랬고, 삼성에 들어왔을 때도 그랬다. 진학하기 전 다른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서 경험했던 개발을 좀 더 하고 싶었다. 물론 소프트웨어는 모니터에 나타나는 것만 보이고 일반인들에겐 드러나지 않는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제공하고 그걸 고객이 쓰고 실제 그 회사에 도움이 되고, 그게 안 돌아가면 회사 업무가 안 되고. 소프트웨어 개발을 해내고 그걸 다른 사람이 쓰면서 돈을 벌고, 뭔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되게 보람되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기술은 다양하고 프로젝트도 다양하고 고객도 다양했지만, 결과물이 나오고 그게 보이고 적용되고 활용되는 것이 저를 계속 이 쪽으로 이끈 하나의 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윤심 미라콤아이앤씨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Q. 대표가 되기까지 그간 경험한 직무가 어떤 도움이 됐나.

"삼성SDS 입사 후 전사 신사업 기획 TF에 있었고 연구소에서 검색기술과 제품·솔루션 개발도 했다. 대외 사업제안 PM을 맡기도 하고 신기술을 사업화하는 인큐베이션 조직에서 모바일 서비스도 맡아 봤다. 전사 전략마케팅 업무를 맡아 국내외 전체 영업지원·마케팅을 수행하기도 했다. 연구소에 (연구소장으로) 돌아와 신기술로 분류된 인공지능(AI)·데이터분석·클라우드 기술 개발도 했다. 클라우드 사업부장을 맡아 전체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여기서 줄곧 공통된 경험과 DNA라고 하면 기술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것이었다. 이걸(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까, 어떻게 사업할까, 이걸 묶으면 어떤 규모의 사업이 될까, 여기에 새로운 것을 접목하면 어떨까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이것이 제 커리어패스를 관통하는 하나의 자국인 것 같다. 지금 회사의 대표를 맡게 된 것도 이런 역할이 딱 맞아떨어져서인 것 같다."

Q. 커리어와 관련해 과거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결정은.

"대부분의 이과 고등학생들이 으레 의대나 약대로 진학하겠다고 생각할 때, 학과가 있다는 것도 잘 몰랐지만 82학번으로 전산학과 입학을 결정한 것과, 회사를 다니다가 프랑스로 유학을 가기로 결정한 것이다.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뭘 배울지, 졸업하면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도 모른 채 왠지 컴퓨터로 무언가를 하는 게 더 멋지고 미래지향적인 것이라고 생각해 전공으로 선택했다. 유학을 다녀오기로 한 것과 삼성에 입사하기로 한 것은, 이후 제게 어떤 밑거름이 된 것이고 한 인간으로서도, 가족들에게도, 선후배들과의 관계에도, 업무적 성취와 보람을 봐도, 결과적으로 잘한 결정이었다."
 
"1등 해야 직성 풀리는 어머니 영향 컸다"
윤 대표는 자신의 일과 삶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어머니의 영향이라고 회고했다. 그는 자신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주로 남성 동료와 선후배들에 둘러싸여 있던 환경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후배들에게 더 많은 여성 롤모델이 필요하다고 본다. 당장 인재난을 맞닥뜨린 기업이 장차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의 뛰어난 여성 인재들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Q. 자신에게 큰 영향을 준 인물은.

"존경하는 분은 많은데 직접적으로 제게 영향을 준 분은 어머니다. 평생 교직에 계셨고 교장선생님까지 하신 뒤 정년퇴임하셨다. 뭐든 1등을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분이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살면서 학교에서 일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너무 자연스럽게 봐 왔다. 너무너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어머니의 그런 모습을 보며 자라서 은연중에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제 몸과 생각에 내재화된 것 같다."

Q. 동료와 후배 여성과기인들에게 추천할 책이 있다면.

"성별 가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어 보라고 많이 권한다. 오래된 책이지만 몇 년 전에 읽고 너무 좋아서 당시 회사 리더들에게 모두 선물했고 미라콤아이앤씨에 와서 또 선물했다. 제목 때문에 오해할 수 있는데 꼭 조직 생활 얘기만이 아니고 전반적으로 인생을 살면서 사회, 가족과 좀 더 건강하고 즐겁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조언이 가득한 책이다. 처세술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으로서 내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면서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것인지 고민할 때 사례를 바탕으로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물론 실천이 어렵지."

Q. 여성과기인 대상 지원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과학기술의 분야와 직업이 너무나 다양해 일괄적으로 누구에게나 맞는 정책을 추진하기가 참 어려울 것 같다. 분야와 직종, 다양성에 맞춰 프로그램이나 정책이 만들어져야 현장에서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본다. 과학기술 분야에 재능이 있는 우리 여학생들에게 이쪽 커리어는 이렇게 될 수 있다는 그런 꿈을 심어줄 수 있는 활동, 롤모델을 보여 주거나 사례를 홍보하거나 과학기술 분야 자체의 인지도를 높여 주는 활동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려고 한다. 그러면 주니어 때부터 훌륭한 인재들이 이 분야로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Q. 커리어 성장 과정에 환경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있었나.

"제가 선후배들에게 받은 도움이 굉장히 많은데, 위·아래·옆이 다 남자였다. 특히 선배, 멘토라 할 분들은 다 남자였다. 여자 선배가 있었다면 좀 더 시시콜콜한 조언을 구하고 가르침을 받으면서 하나의 본보기를 삼을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지금 후배들에게는 롤모델이 될 만한 자기 선배나, 바로 위는 아니어도 (여성) 임원들이 좀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 그들에게 기술인이자 엔지니어로서 선배 역할을 해 줄 여성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결국은 이 커리어를 여성들이 오래 유지해야 하고, 그러려면 적정한 영향력을 가진 자리로 올라가야 한다. STEM 영역에서 역량이 뛰어난 여성들이 많은데 그들의 역량을 끌어내 성취를 할 수 있게 하려면 그 원동력, 롤모델, 이런 것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게 조직의 다양성을 높이고 역량도 키워줄 것이다. 훌륭한 여성과기인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인력난이 심한 요즘 어떤 회사나 기관에든 필요한 일이다."

Q. 경력 단절의 위기는 없었나.

"개인적으로 회사를 그만둘까 생각한 적이 없지만 다른 훌륭한 친구들은 육아 때문에 (일을) 그만둔 사례가 많다. 이런 친구들이 아이를 키워 놓고 다시 경력을 쌓게 할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 기간이 1~2년 있다 다시 오는 것도 아닌데, 이 분야는 기술이 계속 바뀌지 않나. 변화를 따라잡지 않으면 (복귀가) 쉽지 않다. 동일 분야가 아니라 인접 분야라도 돌아와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이나 정책이 있다면 좋겠다. 그런 것을 원하는 사람이 꽤 많다고 본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시간이 좀 더 흘렀을 때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삼았고 어떻게 더 기쁨을 느끼고자 했는지 생각해본다면 결국 과거와 지금의 후배·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제 모토는 '행복하게 살자'인데, 갈수록 누군가를 돕고 사회에도 기여할 때 행복과 보람을 크게 느낀다.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지는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윤심 미라콤아이앤씨 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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