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첩산중 '망 사용료' 입법, 새로운 변수 등장…한·미 통상 마찰

오수연 기자() | Posted : April 22, 2022, 13:20 | Updated : April 22, 2022, 13:20

[사진=넷플릭스 뉴스룸]

망 사용료 입법을 앞두고 새로운 변수로 한·미 통상 마찰이 떠올랐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법안2소위)에서 일명 '망 사용료법',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 대해 공청회를 열고 다양한 관계자의 의견을 듣기로 결정했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지난 2019년부터 망 이용대가 지불을 놓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부터 소송에 돌입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급격한 트래픽 증가로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망 이용대가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자체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오픈 커넥트 얼라이언스(OCA)를 통해 트래픽 폭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맞선다. 

과방위는 국내 사업자 역차별, 망 중립성, 계약 자유 원칙 등을 고려해 빠르게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공청회를 열고 주무부처와 전문가,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과방위가 즉시 결정 내리기를 미루고 공청회를 열기로 한 데는 통상 문제 발생 가능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방위 소속 의원들은 2소위 개최에 앞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관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문을 확인하며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자료에는 통신망의 합리적·비자발적 접근·이용을 규정한 조항과, 통신망 접근·이용 등 조건 부과를 금지한 내용이 담겨있다. 

같은 날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도 국회의 망 사용료법 논의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델 코르소 주한 미국대사 대리는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주최 '한국 비즈니스 세미나 포럼 2022'에서 "최근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 경제에 관한 법안은 해외 기업에 그들의 혁신과 투자가 한국에서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2022년 국별 무역장벽 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s)'에서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한국의 국제무역 의무에 대한 우려가 커질 것이다. 미국은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입법부의 노력을 지켜보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발생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이들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망 사용료법이 현실화될 경우 막대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김상희 국회부의장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트래픽 총발생량은 2017년 370만 TB(테라바이트)에서 2020년 783만 TB로 폭증했다. 지난해에는 894만 TB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 기준 국내 트래픽 발생 상위 10개 사이트 중 해외 사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8.6%에 달한다. 

나아가 한국을 시작으로 유사한 입법 흐름이 전 세계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 당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이사회는 CP가 콘텐츠 전송에 사용하는 망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지난 20일 거텀 아난드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은 망 사용료 법안에 관해 "해당 법안은 본질적으로 ISP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용자에게, 그리고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업체에 이중으로 요금을 부과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는 경우, 유튜브는 엄청난 비용을 추가적으로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딘 가필드 넷플릭스 정책총괄 부사장은 당초 지난 19일 국회를 찾아 과방위 소속 의원들과 면담할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 Aju Business Daily & www.ajunews.com Copyright: All materials on this site may not be reproduced, distributed, transmitted, displayed, published or broadcast without the authorization from the Aju News Corporation.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