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을 활용해 생물학적 표적과 치료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AI 기반 신약이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했다. 또한 인간형 로봇은 실제 훈련장에서 데이터를 축적하며 ‘구현지능’(具身智能) 시스템의 고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35년간 중국 상하이 푸둥(浦东)은 이러한 ‘딥테크’(Deep Tech) 혁신이 끊임없이 움트는 과학기술 혁신의 ‘열대우림’으로 진화해왔다.
캐나다에서 성장하고 미국에서 창업한 알렉스 자보론코프(Alex Zhavoronkov)에게 푸둥은 혁신적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알렉스 자보론코프는 “혁신 신약 개발에는 강력한 인프라와 생태계가 필수”라며 “푸둥 연구센터 덕분에 AI 기반 파이프라인을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었고, AI로 발굴한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치료 후보물질 ‘Rentosertib’도 푸둥에서 허가를 신청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AI 기반 신약 개발과 인간형 로봇 분야는 이제 연구소 단계를 넘어 실제 응용 단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올해 3월, 상하이 푸둥의 세기공원(世纪公园)을 산책하던 시민들은 뜻밖의 ‘동행자’를 만났다. 푸둥의 스타트업 ‘포어이어(Fourier)’가 선보인 차세대 인간형 로봇 ‘GR-2’였다. 같은 달, 푸둥에 본사를 둔 중국 최초의 인간형 로봇 양산 기업 ‘지위안로봇(智元机器人)’도 다기능 탐사 로봇 ‘링시 X2(灵犀X2)’를 공개했다. 이 로봇은 자체 개발한 범용 구현지능 모델 ‘지위안치위안(智元启元)’을 탑재해 걷기, 달리기는 물론 균형차와 자전거까지 능숙하게 조작하며 온라인상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푸둥이 이처럼 첨단기술 분야에서 연이어 혁신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는 푸둥의 ‘하드코어’ 기술 혁신이 단일 노력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스타트업·대기업·대학·연구기관·신형 R&D센터 등 다양한 주체가 기술 개발부터 응용까지 이어가는 ‘릴레이형 혁신 구조’ 에 있다고 분석한다. 현재 푸둥에는 14개의 대형 과학 인프라, 5026개의 첨단기술 기업, 103개의 대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센터, 280개의 외자 R&D 센터가 자리잡고 있으며, ‘0에서 1’, ‘1에서 100’으로 이어지는 전주기 혁신 생태계를 통해 기술·사업·산업 간의 깊이 있는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 국가 및 지방정부가 공동 설립한 인간형 로봇 혁신센터의 수석과학자 장레이(江磊)는 “인간형 로봇 산업은 미래 핵심 산업 기술의 총집합체”라며 “세계 수준의 환경 인식 능력, 범용 학습 프레임워크, 멀티모달 대형 모델의 감지 및 처리 역량 등 복합적 기술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푸둥의 고도화된 제조 인프라는 인간형 로봇 산업의 핵심 부품 개발 및 기술적 난제 해결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장레이는 “최근 장장 지역의 부품 기업들과 협업을 추진 중”이라며, ‘구현지능+’ 시대에 필요한 핵심 부품 개발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푸둥의 혁신 생태계는 이 밖에도 정책 지원, 기술 플랫폼, 인큐베이팅 시스템 등 다양한 요소가 전주기적으로 연계돼 있어, 기업이 최적의 환경에서 빠르게 도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연구센터에서 생산 라인으로, 알고리즘에서 산업 고도화로 이어진 지난 35년간의 푸둥의 여정은 ‘혁신은 첨단기술이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에서 자란다’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